손해배상(기) 신용장 개설은행이 보세창고업자를 상대로 운송물의 무단 반출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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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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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일자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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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분류
민사
【판시사항】
[1] 민사법의 영역에서 과실에 의한 방조가 가능한지 여부(적극) 및 이 경우 과실의 내용 / 과실에 의한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
[2] 해상운송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의 법률관계 / 해상화물운송에서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인의 이행보조자인 보세창고업자도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 보세창고업자가 화물인도지시서의 적법 발행 등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 보세창고업자가 화물 인도에 관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 대해서까지 부담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불법행위의 방조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고 있다. 방조는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고, 이 경우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의무를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로서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불법행위에 의한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2] 해상운송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에는 운송인과 보세창고업자 사이에 해상운송화물에 관하여 묵시적 임치계약이 성립하고, 보세창고업자는 운송인과의 임치계약에 따라 운송인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해상화물운송에 있어서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운송인은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운송인의 이행보조자인 보세창고업자도 해상운송의 정당한 수령인인 선하증권의 소지인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한다. 나아가 보세창고업자는 화물 인도 과정에서 운송인이 발행한 화물인도지시서가 화물을 인도할 수 있는 근거서류로 적법하게 발행되었는지 등을 확인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이와 같이 보세창고업자가 화물 인도에 관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는 선하증권 소지인의 권리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보호하고 손해를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 선하증권을 취득하지 못한 신용장 개설은행에 대해서까지 이러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